AI 도입은 정책보다 먼저 동료의 압력으로 퍼질 수 있다
논문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Adoption Among Bangladeshi Journalists』를 읽고
방글라데시 기자 23명 인터뷰를 바탕으로, 공식 정책과 교육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GenAI 사용이 동료 압력과 직업적 필요로 확산되는 과정을 UTAUT 관점에서 읽은 논문 메모.
제일 먼저 든 생각
조직에서 AI 도입을 말할 때 우리는 보통 정책, 교육, 보안 가이드, 공식 도구부터 떠올린다. 그런데 이 논문은 그 순서가 현실과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방글라데시 기자들은 공식 AI 정책과 제도적 지원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이미 GenAI를 꽤 많이 쓰고 있었다.
논문은 방글라데시 기자 23명을 심층 인터뷰해 GenAI 인식, 수용, 사용 방식, 언론사의 조직적 태도를 살핀다. 연구진은 통합기술수용이론(UTAUT)을 가져오지만, 결론은 조금 비튼다. 조직의 지원 조건이 약해도 사용은 퍼질 수 있고, 사회적 영향은 위에서 내려오는 압력이 아니라 동료 사이의 수평적 압력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논문의 구조와 핵심 결과를 구조형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한 그림
정책이 없어도 사람들은 이미 쓴다
이 논문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은 “정책 부재”와 “높은 사용”이 동시에 나타난다는 점이다. UTAUT에서는 보통 촉진 조건(facilitating conditions), 즉 교육, 지원, 인프라, 조직 제도가 기술 수용에 영향을 준다고 본다. 그런데 이 사례에서는 공식 조건이 부족한데도 사용이 진행된다.
방글라데시 기자들은 제도적 지원이 제한적이고 AI 정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GenAI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
“This study finds Bangladeshi journalists’ high reliance on GenAI … despite limited institutional support and almost complete absence of AI policy.”
조직 AI 도입에서 이 대목은 꽤 실무적이다. 조직이 “아직 정책이 없으니 도입 전”이라고 생각하는 동안, 현장에서는 이미 비공식 사용이 시작될 수 있다. 그러면 도입 관리는 시작점부터 어긋난다. 공식 도입 전 단계가 아니라, 이미 발생한 사용을 어떻게 가시화하고 안전하게 다룰지가 문제가 된다.
사회적 영향은 위에서만 내려오지 않는다
논문은 UTAUT의 사회적 영향(social influence)도 다시 읽는다. 기자들은 상사의 공식 지시보다 동료가 쓰고 있다는 사실, 업계가 이미 움직이고 있다는 감각, 뒤처지면 안 된다는 직업적 압박 속에서 AI를 받아들인다.
이것은 조직 내 AI 확산에서도 자주 보이는 패턴이다. 사내 공지가 없어도 옆 팀이 ChatGPT로 보고서 초안을 줄였다는 이야기가 돌면, 사람들은 묻는다. “우리도 써야 하는 것 아닌가?” 이때 AI 도입은 정책 프로젝트가 아니라 소문과 비교, 불안과 경쟁의 형태로 퍼진다.
그래서 조직 AI 도입의 핵심 질문은 “도구를 배포했는가”가 아니다. 더 먼저 봐야 할 것은 다음이다.
- 이미 비공식적으로 쓰는 사람은 누구인가?
- 무엇을 위해 쓰는가?
- 쓰지 않는 사람은 능력이 없어서인가, 위험을 더 잘 알아서인가?
- 동료 압력이 잘못된 사용을 부추기고 있지는 않은가?
- 공식 정책은 현장의 실제 사용보다 얼마나 늦어져 있는가?
HRD는 사용법 교육보다 사용 실태 진단부터 해야 한다
이 논문을 HRD 관점으로 옮기면, 첫 교육은 “프롬프트 잘 쓰는 법”이 아닐 수 있다. 그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사용 실태 진단이다. 이미 쓰고 있는 업무, 숨기고 쓰는 업무, 쓰면 안 되는데 쓰는 업무, 써도 되는데 불안해서 못 쓰는 업무를 나눠야 한다.
특히 현장 직무에서는 AI 사용이 공식 승인보다 먼저 실무 편의로 들어온다. 그러면 교육은 도구 기능 설명보다 다음에 가까워야 한다.
- 어떤 업무에는 써도 되는가
- 어떤 입력은 넣으면 안 되는가
- AI 결과를 어떻게 검토해야 하는가
- 조직 책임은 어디에 남는가
- 개인이 몰래 쓰는 효율을 팀의 안전한 방식으로 어떻게 바꿀 것인가
정책이 늦은 조직일수록 교육은 더 빨라야 한다. 다만 그 교육은 홍보가 아니라 현실 점검이어야 한다.
내 작업에 붙여볼 질문
Deciflow식으로 이 논문을 읽으면 질문은 하나다.
우리 조직의 AI 도입률은 공식 도구 사용량이 아니라, 비공식 사용과 동료 압력까지 포함해 측정되고 있는가?
앞으로 조직 AI 도입을 진단할 때는 “정책 있음/없음”보다 “이미 벌어지고 있는 사용”을 먼저 봐야겠다. 사용은 정책 문서보다 빠르고, 동료의 압력은 교육 공지보다 조용하게 강할 수 있다.
원문 정보
- 제목: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Adoption Among Bangladeshi Journalists: Exploring Journalists’ Awareness, Acceptance, Usage, and Organizational Stance on Generative AI
- 저자: H. M. Murtuza, Md Oliullah
- 연도/출처: 2025, arXiv
- arXiv: 2511.10862v1
- PDF: https://arxiv.org/pdf/2511.108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