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팀이라고 부르기 전에, 먼저 어떤 팀인지 물어야 한다
논문 『What Types of Human-AI Teams Exist?』를 읽고
인간-AI 팀 연구 53편을 다섯 가지 팀 유형으로 나눈 논문을 읽고, 조직의 AI 도입에서 ‘AI를 팀원으로 쓴다’는 말을 더 정확하게 쓰는 법을 정리했다.
제일 먼저 든 생각
요즘 “AI를 팀원처럼 쓴다”는 말을 너무 쉽게 쓴다. 회의록을 요약해도 팀원, 문서를 찾아줘도 팀원, 추천 점수를 보여줘도 팀원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실제 조직에서 중요한 것은 호칭이 아니다. 사람이 최종 결정을 하는지, AI가 먼저 제안만 하는지, 서로 번갈아 조정하는지, 여러 사람과 여러 AI가 동시에 움직이는지에 따라 필요한 규칙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 논문은 바로 그 애매함을 정리한다. 저자들은 인간-AI 팀(human-AI team) 연구 53편을 읽고, 심리학의 팀 분류 틀을 빌려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핵심은 “AI가 들어갔다”가 아니라, 그 조합이 어떤 팀 구조로 일하고 있는가다.

이 논문은 인간-AI 협업을 한 덩어리로 보지 않고, 역할·의존성·리더십·소통 구조가 다른 팀 유형으로 나눈다.
같은 ‘AI 팀’이라도 구조가 다르다
논문이 가장 먼저 지적하는 문제는 연구 간 전이가 어렵다는 점이다. 어떤 연구는 AI가 추천을 주고 사람이 최종 판단하는 상황을 다룬다. 어떤 연구는 사람 둘과 AI 하나가 동시에 임무를 나눠 수행하는 상황을 다룬다. 둘 다 인간-AI 팀이라고 부르지만, 실제 업무 구조는 다르다.
“인간-AI 팀 연구에는 큰 축적이 있지만, 같은 포괄적 정의를 공유한다고 해서 연구된 팀들이 서로 교환 가능한 것은 아니다.”
“whilst there is a large body of work on human-AI teaming, the teams studied are not inherently interchangeable, despite sharing the same overarching definition.”
저자들은 53편을 다섯 가지 주요 군집으로 분류한다. AI Assistant, Ad-hoc Dependency, Ad-hoc Forced Dependency, Paired Equanimity, Group Equanimity다. 이름은 조금 딱딱하지만 실무적으로는 이렇게 읽을 수 있다.
- AI Assistant: AI가 먼저 조언하고 사람이 최종 판단하는 구조. 가장 흔한 유형이다.
- Ad-hoc Dependency: 여러 사람과 AI가 특정 과제를 위해 잠시 모여 각자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
- Ad-hoc Forced Dependency: 사람과 AI가 서로 없으면 과제를 끝내기 어려워 왕복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 구조.
- Paired / Group Equanimity: 사람과 AI가 더 대등하게 역할을 나누거나, 여러 구성원이 장기적으로 함께 움직이는 구조.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조직 AI 도입에서 자주 생기는 착시 때문이다. 추천 시스템을 붙였는데 “AI 팀원이 생겼다”고 부르면, 사람은 AI를 감시해야 하는지, 협의해야 하는지, 지시해야 하는지 헷갈린다. 반대로 실제로는 AI가 작업의 한 단계를 독점하고 있는데 단순 도구라고 부르면, 책임과 검토 지점이 흐려진다.
팀 설계는 역할표부터 다시 봐야 한다
논문에서 가장 큰 유형은 AI Assistant였다. 18개 연구, 34%가 여기에 속한다. 한 명의 사람이 한 개의 AI와 순차적으로 일하고, AI는 추천·분류·조언을 제공하며, 사람은 최종 결정을 맡는 형태다. 이 유형에서는 AI가 “동료”라기보다 “의사결정 전 단계의 조언자”에 가깝다.
“사람과 AI는 순서대로 각자의 몫을 수행하며, 역할은 서로 바뀌지 않는다. AI는 더 많은 정보에 접근하고, 사람은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주체다.”
“a human and AI take a turn in completing their part of the task, where their roles are not interchangeable, as the AI assistant has access to more information via model training and the human is the only one allowed to make a final decision.”
이 문장을 업무 설계로 옮기면 질문이 선명해진다. 우리 조직의 AI는 조언자인가, 실행자인가, 감시자인가, 동료 작업자인가. 사람은 최종 승인자인가, AI 출력의 편집자인가, AI에게 일을 나누는 조정자인가. 이 질문 없이 “팀원처럼 써라”라고 말하면 도입 교육도, 성과 측정도, 책임 구조도 느슨해진다.

원문 첫 페이지. 이 논문은 기술 성능보다 ‘팀으로 부를 수 있는 조건’을 먼저 정리한다.
내 일에 붙여본다면
Slot 1, AI 업무설계 관점에서 이 논문은 AI 도입 체크리스트로 바로 쓸 수 있다. 새 AI 기능을 도입할 때 “무엇을 자동화할 것인가”보다 먼저 아래 질문을 붙이는 것이다.
- 이 AI는 사람에게 조언만 하는가, 실제 업무 단계를 실행하는가?
- 사람과 AI의 역할은 서로 바뀔 수 있는가, 아니면 기능적으로 고정되어 있는가?
- 리더십은 사람에게 지정되어 있는가, 아니면 여러 구성원에게 분산되어 있는가?
- 소통은 한 방향 추천인가, 왕복 조정인가, 여러 구성원의 동시 조율인가?
- 이 팀은 특정 과제 후 해산되는 임시 팀인가, 장기 운영되는 업무 단위인가?
작게 실험한다면 AI 도입 문서의 첫 장을 “기능 목록”이 아니라 “팀 유형 선언”으로 바꿔보고 싶다. 예를 들어 채용 서류 요약 AI라면 “AI Assistant: AI는 후보자 정보 요약과 위험 신호 제안을 맡고, 최종 판단과 예외 기록은 담당자가 맡는다”처럼 쓴다. 이 한 문장만 있어도 교육, 로그, 승인, 이의제기 절차가 더 구체적이 된다.
조심해서 읽을 점
이 논문은 53편의 기존 연구를 분류한 scoping review다. 어떤 팀 유형이 더 성과가 좋다고 증명한 논문은 아니다. 또 실제 조직은 논문 속 실험보다 훨씬 지저분하다. 같은 AI가 오전에는 Assistant이고 오후에는 Forced Dependency의 일부가 될 수도 있다.
그래도 남는 질문은 좋다. AI를 팀원이라고 부르기 전에, 우리는 어떤 팀을 설계하고 있는가. 이 질문을 빼고 AI 도입을 말하면, 협업은 멋진 단어가 되고 책임은 빈칸으로 남는다.
원문 정보
- 제목: What Types of Human-AI Teams Exist?
- 저자: Nathan Hughes, Ibrahim Habli
- 연도/게시일: 2026
- 게재/출처: arXiv
- arXiv: 2607.02198v1
- PDF: https://arxiv.org/pdf/2607.02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