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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읽기노트 · 2026년 7월 14일

AI 시대에도 결국 남는 건, 자기 언어로 정의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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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후 관점 디자이너의 세바시 강연은 AI 도구 사용법보다 먼저,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어떤 단어로 세상을 정의하는지 묻는다. 공부, 관계, 글쓰기, 꾸준함이라는 네 기둥을 AI 시대의 삶의 태도로 다시 읽어본다.

AI 이야기는 보통 도구 이름에서 시작한다. 어떤 모델이 더 좋고, 어떤 프롬프트가 잘 먹히고, 어떤 서비스를 써야 뒤처지지 않는지. 그런데 이 강연은 그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 박용후 관점 디자이너는 오히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다섯 개를 써보라”고 묻는다.

질문이 조금 불편하다. 건강, 가족, 사랑, 행복, 성공 같은 단어는 금방 떠오르지만, 막상 “그게 나에게 정확히 무엇인가”를 정의하려 하면 손이 멈춘다. 이 강연의 핵심은 AI 시대에 더 많은 정보를 아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자기 언어로 정의하고 꺼낼 수 있는 사람이 강해진다는 쪽에 있다.

무슨 이야기였나

강연은 사주팔자 이야기를 살짝 비틀며 시작한다. 태어난 날, 부모, 이름처럼 선택하지 못한 조건에 끌려가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네 개의 기둥으로 인생을 다시 세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 네 기둥은 공부, 내 편 만들기, 글쓰기, 꾸준함이다.

첫 번째 기둥인 공부는 시험 점수를 잘 받는 일이 아니다. 강연자는 공부를 “세상을 이해하는 것”에 가깝게 본다. AI가 등장하면서 단순 지식의 유효기간은 짧아졌다. 웬만한 정보는 물어보면 바로 나온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더 많이 외우는 능력이 아니라, 무엇을 궁금해하고 어떻게 다시 묻고 어떻게 내 생각의 빈틈을 찾아내느냐다.

강연 초반, AI 시대의 삶을 묻는 장면

강연은 AI 사용법보다 먼저, 내가 무엇을 기준으로 살아갈지 묻는 쪽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AI의 쓰임이 흥미롭다. AI에게 “내 글을 반박해 봐”, “내 생각의 빈틈을 찾아 줘”라고 시키는 방식이다. 답을 대신 쓰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상대역으로 쓰는 것이다. AI 공부도 AI로 할 수 있다. 모르는 도구가 있으면 “초등학교 3학년 수준으로, 차근차근 턴 바이 턴으로 알려줘”라고 물어보면 된다. 중요한 것은 도구 이름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 기둥은 내 편 만들기다. 강연자는 “나를 도와줄 사람의 숫자는 내가 도와준 사람의 숫자와 같다”는 문장을 가져온다. 성공은 혼자 밀어붙이는 능력만으로 되지 않고, 내가 도와준 사람들, 같이 울어준 사람들, 힘들 때 손잡아 준 사람들이 만드는 관계의 총합 위에서 커진다는 이야기다. 이 대목은 약간 오래된 성공학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강연 안에서는 꽤 실무적으로 작동한다. 사람에게 부채의식을 남기는 것은 계산된 인맥 관리라기보다, 실제로 도움을 주고 마음을 쌓는 일에 가깝다.

글쓰기는 생각의 소화 과정이다

세 번째 기둥은 글쓰기다. 이 강연에서 가장 강하게 남는 부분이었다. 우리는 유튜브를 보고, 쇼츠를 보고, 기사를 읽고, 책을 읽는다. 그런데 그것이 정말 내 안에서 소화됐는지는 글을 써 보기 전까지 알 수 없다.

강연자는 글쓰기를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생각을 구조화하는 일”로 말한다. 머릿속에 있는 지식은 아직 내 것이 아니다. 밖으로 꺼내서 남에게 전달될 수 있을 때 가치가 생긴다. 그래서 AI 시대의 중요한 능력도 “얼마나 자기 생각을 명확하게 언어와 글로 표현할 수 있느냐”가 된다.

생각을 글로 꺼내는 능력을 설명하는 장면

AI 시대에는 답을 받는 능력보다, 내가 원하는 것과 내 생각을 정확히 언어화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

여기서 바이브 코딩, 바이브 편집 같은 흐름도 연결된다. 말로 “이런 것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시대가 되면, 기술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전문가를 대체한다기보다, 오히려 자기 분야를 깊이 아는 사람이 더 강해진다. 카메라 워킹을 아는 감독, 편집 리듬을 아는 PD, 고객을 아는 마케터가 AI에게 더 정확히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연자는 AI 시대를 “도메인 엑스퍼트의 시대”라고 읽는다. AI가 모든 사람을 똑같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 분야의 감각과 언어가 있는 사람에게 더 큰 증폭기를 쥐여주는 것이다.

단어를 자기답게 정의한다는 것

강연 후반부는 단어의 정의로 넘어간다. “혁신”, “경영”, “마케팅”, “브랜드”, “좋은 것”, “행복” 같은 단어를 사전적 의미로만 쓰면 자기 생각이 생기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들은 같은 단어를 자기 경험과 관점으로 다시 정의한다.

예를 들어 “혁신에는 유효기간이 있다. 사람들이 일상으로 여기면 고마워하지 않는다”는 식의 정의는 그냥 멋진 말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관점이다. “마케팅은 고객이 써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써본 다음 다른 사람에게 말하고 싶게 만드는 것”이라는 정의도 마찬가지다. 같은 단어를 다르게 정의하는 사람이 다른 선택을 한다.

이 지점에서 처음의 질문이 다시 돌아온다. 인생에서 중요한 단어 다섯 개를 쓰고, 각각을 정의해 보라는 것. 행복이 무엇인지, 성공이 무엇인지, 좋은 회사가 무엇인지, 좋은 사람이 무엇인지 정의하지 못하면 우리는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들을 실제로는 모른 채 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꾸준함은 자신과 주변의 인식을 동시에 바꾼다

네 번째 기둥은 꾸준함이다. 마음먹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꾸준히 하는 것은 아무나 못 한다는 김봉진 의장의 말을 인용한다. 6개월 동안 매일 유명 웹사이트를 정리해 올렸다는 사례도 나온다. 그 과정에서 바뀌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나도 해내는구나”라는 자기 인식이다. 다른 하나는 “저 사람은 맡으면 끝까지 해내는구나”라는 주변의 인식이다. 꾸준함은 결과물을 쌓는 동시에, 나 자신과 타인에게 신뢰의 증거를 남긴다.

마무리에서 스스로 만드는 네 기둥을 다시 강조하는 장면

강연의 결론은 조건 탓보다, 내가 반복해서 세우는 기둥이 삶을 끌고 가게 하라는 쪽에 놓인다.

내 쪽으로 가져오면

이 강연은 “AI를 잘 쓰는 다섯 단어” 같은 제목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실제로 남는 것은 도구 팁보다 훨씬 기본적인 질문이다. 나는 어떤 단어를 중요하게 여기고, 그 단어를 내 언어로 정의할 수 있는가.

작업으로 가져오면 이렇게 바꿔볼 수 있다.

AI 시대의 불안은 대부분 “무엇을 배워야 하지?”에서 온다. 그런데 이 강연을 보고 나면 질문이 조금 바뀐다. 나는 무엇을 궁금해하는 사람인가. 나는 누구를 도와왔는가. 나는 내 생각을 글로 꺼낼 수 있는가. 나는 중요한 단어를 내 언어로 정의할 수 있는가. 그리고 나는 그것을 꾸준히 해본 적이 있는가.

오늘 남길 결론

AI가 답을 잘 내놓을수록, 사람에게 더 중요해지는 것은 질문과 정의다. 남의 언어로 똑똑해 보이는 것보다, 내 단어를 내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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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영상: AI 이렇게만 쓰면 망합니다, 그렇다고 안쓸 순 없잖아요? 이 단어 5개만 써보세요 | 박용후 관점 디자이너 | AI공부 챗GPT활용 AI시대직업 | 세바시 2107회 · 세바시 강연 Sebasi Talk